독서

(35) 삶의 고비에서 만나는 두 번째 인생 - 오세웅

민석샘 2024. 1. 8. 19:32
반응형

누구에게나 주어진다는 몇 차례 인생의 기회. 그에 관한 이야기이다. 누구에게나 주어진다고는 하지만, 누구나 잡을 수는 없다는 그런 기회. 혹은 그 기회를 잡는다고 해도 누구나가 성공에 이르진 못한다는 그런 기회를 매우 잘 살린 사람들 열한 명에 관한 이야기. 이 책이 아니라도 수없이 많은 책에서 접할 수 있고, 접해왔던 이야기이지만, 이 책은 뭔가 따듯함이 느껴진다. 모두가 일본인의 이야기이지만, 국적을 넘어 전해오는 메시지가 따듯하다. 이야기 하나하나를 모두 소개할 수는 없지만, 전부 어려움에서 출발하여 결국은 성공에 이르는 이야기이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성공한 사람들에게는 공통된 것이 있다. 그 공통점을 꼽아서 만든 책도 있으니, 어느 정도 진리에 가깝다고 생각이 된다. 이 책을 통해 내가 느끼는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끈기 혹은 뚝심이다. 많은 어려움이 있었음에도 끈기 있게 견뎌냈고, 뚝심 있게 추진했다. 무엇이 이들을 이렇게 만들었을까? 아마도 타고난 본성이 아닐까? 세상의 상식으로 본다면, 적자가 지속되면서도 자신의 사업을 끌고나가는 것은 어쩌면 무모한 것이다. 뭔가 믿음이 있었다는 것인데, 그 믿음의 근원은 무엇일까? 단순히 성공에 대한 자신감이라고 말하기엔 뭔가 조금 부족해 보인다. 자신감 말고도 뭔가 다른 것이 있을 텐데, 그것이 알고 싶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그게 바로 천성이 아닐까 싶은 것이다. 꼭 낙천적인 성격이 아니라도 이런 천성이 있을 거라 생각된다. 다른 사람이 뭐라 하던, 자기만의 믿음을 만들어가는 타고난 성격. 이게 해답이 아닐까? 그렇다면, 성공하는 사람들은 타고난다는 것일까? 조금 불공평해 보이지만, 이 말도 어느 정도는 사실이 아닐까? 그렇다면, 나는 그 사람들 중의 하나가 안 되는 것일까? 갑자기 답답함이 밀려온다. 단순히 노력하는 것만으로는 안 되는 걸까? 아니면 노력하고 있다고 착각하는 것일까? 삶이란 게 이래서 어려운가보다. 정답이 없이, 수많은 해답만이 존재한다. 그러나 그 해답은 지금 나에게는 맞는 답이 아닐 수도 있는 것이다.

과거 입시공부를 할 때가 생각난다. 고교 졸업 후 봉제공장에서 재단 일을 배우면서 나는 사실 대학 생각이 전혀 없었다. 당시 벌이는 작았지만, 그 쪽 계통이 기술이 쌓이면 돈을 많이 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묵묵히 기술을 배워갔다. 배우는 속도도 상당히 빨랐다. 하지만, 1년 남짓할 무렵 허리를 조금 다치게 되었고, 집에서 쉬면서 문득 대학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언젠가 나도 자식이 생길 테고, 그 자식이 아빠의 학력을 물어보았을 때, 고졸이라고 답하기 싫었다. 단순하지만, 사실이다. 그래서 6월 경에 입시공부를 시작했고, 주변에선 만류했다. 내 형편에 대학은 무리라는 것이다. 그냥 기술 배워서 사는 게 좋지 않냐는 그런 만류가 좀 많았다. 하지만, 나는 대학을 고집했고, 찢어지게 어려운 상황에서 공부를 시작했다. 혼자 자취하며 돈이 없어 단과학원 두 과목만 수강했고, 하루 3~4시간씩 자며 쌍코피 터져가며 공부했다. 결국 고2부터 공부에 손을 놨던 나는 6월에 시작해 12월에 본 학력고사를 치러서 대학에 합격했다. 인하대가 1류는 아니더라도 나는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여기까지만 본다면 내 삶은 성공한 사람들의 행보와 비슷하다고 여겨진다. 나름 성공했다고도 여겼다. 하지만, 대학 졸업 이후로 나는 과연 어디로 간 것일까? 오리무중으로 헤매고 있다. 지금까지.

한동안 어두운 터널 안에 있다고 생각을 했었다. 근무하던 학교를 나오면서 터널의 끝이라 여겼다. 하지만, 터널 밖을 나오니, 뿌연 안개 속이다. 밝아지기는 했지만, 앞이 안 보이기는 매한가지다. 그런데, 결국 터널로 들어간 것도, 안개 속을 헤매는 것도 모두 내가 선택한 일이다. 모든 게 내 선택인 것이다. 결국 잘못된 선택을 했다는 얘긴데, 그 근본적인 이유가 모두 나 자신 아닌가. 이제 올바른 밝은 길로 걸어가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 매순간 고민하고 판단해야한다. 후일, 누군가가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집필할 때 나도 한 자락 끼이고 싶은 욕망이 많기 때문이다.

( 네이버 도서링크가 없네요...ㅠㅠ )

[ 내 용 요 약 ]  

이 책 말미에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이론이라는 게 소개되어있다. 그걸 간략히 옮겨보고자 한다.

월(月)

이미 그곳에 있었다. 우리는 나중에야 그 사실을 깨닫는다. 천성에 관한 이야기다. 누구나 타고나는 기질이 있으며 그 기질을 정확히 알려면 긴 세월이 필요할 때가 많다. 천성을 아는 방법이 있는데, 어릴 적 무심결에 뭔가 했는데, 유난히 칭찬을 받았다면 그게 천성일 수 있다. 어른이 되어가며 그것에서 점점 멀어져 가는데, 가슴 한 구석에는 늘 그 일이 맴돈다.

화(火)

월이 지나면 천성이 불 탈 기회인 화(火)가 찾아온다. 불은 대개 고난과 어려움을 동반한다. 위기는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사다리다. 사다리를 제대로 확인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걸린다. 갈지 말지를 선택해야한다. 이 책에 나오는 사람들은 화(火)를 만났을 때 정공법(正攻法)을 택한다. 그 와중에 지혜를 짜내게 된다. 불을 통과하면 시원한 물이 나온다.

수(水)

물은 자연스럽게 위에서 아래로, 꼬불꼬불한 길에 맞춰 흐른다. 물처럼 자연스러워지려면 내공이 상당히 쌓여야 한다. 내공은 불을 통과한 자에게만 주어지는 특별한 보상이다. 사람에게는 특별한 재능이 숨겨져 있다. 그 재능을 살리려면 그저 발길을 약간 돌리면 된다. 되도록 어려운 방향, 불이 있는 방향으로.

목(木)

나무는 자리를 잡는 시기에 해당한다. 뿌리를 내리고, 가지를 뻗어 잎을 내세워야 한다. 나무가 자라 잎을 맺기까지는 세월을 필요로 하지만, 성공한 사람들은 작은 나무라도 정성껏 물을 주며 살뜰히 가꾼다. 그들의 눈에는 작은 나무가 결코 작게 보이지 않는다.

금(金)

나무가 아름드리 자라면, 비로소 꽃은 피운다. 돈도 꽃이라고 볼 수 있다. 성공한 사람들은 돈벌이에 급급하지 않는 게 특징이다. 가게와 병풍은 너무 벌리면 쓰러진다. 금은 어디를 가더라도 빛나는 금이다.

토(土)

나무는 혼자 자라질 못한다. 땅이 비옥해야 건강하다. 땅은 나무에게 자양분을 주고, 나무는 땅에게 잎사귀를 떨어뜨려 보답한다. 자신과 일하는 사람들이 행복해야 자신도 행복해진다.

일(日)

이제 다른 곳을 비춰야 한다. 해를 맞이했으니, 만물을 덥혀야 한다. 직원뿐만 아니라 사회 구성원 모두가 행복해지도록 일을 해야 한다.

 

2013년 작성.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