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 수 년 전에 읽었던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개미”의 인상이 아직도 강하게 남아있다. 그 이후로 이 천재적인 작가의 책을 몇 권 더 읽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개미”만큼의 임팩트는 없었던 아쉬움이 있었다. 이번에 선택한 “나무”에서도 나는 “개미”의 강한 인상을 기대했다. 하지만, 역시 그만한 가치는 느끼지 못했다. 너무 아쉬웠다.
“개미”는 실로 경이로웠던 책이라고 생각한다. 천재라는 말이 전혀 아깝지 않게 느껴졌다. 탁월한 상상력과 섬세한 묘사 등 어느 하나 모자람이 없었다. 하지만 이 책은 천재적이라기보다는 엉뚱한 상상력이 빚어낸 기묘한 이야기라고나 할까? 기발하기까지는 아니었다. 총 18개의 짧은 이야기들로 엮어진 이 책은 하나하나가 현실과는 조금 동떨어진 엉뚱한 아이디어로 구성되었다. 하지만, 그 중 몇 가지 아니 상당수는 내게 의외성을 안겨주지 못한 아이디어였다. 그래서인지 조금은 식상했다고나 할까? 그냥 평범하게 읽혀졌다. 물론, 이런 엉뚱한 생각들을 이야기로, 글로, 책으로 엮어낸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일 수 있지만, 이 일이 “개미”의 작가인 저자에게도 대단한 일일 것인가는 조금 다른 관점일 것이다. 나의 너무 기대가 컸을 지도 모른다. 그래서 조금은 실망(?)을 한 것이리라.
기대를 접고 책 자체만을 본다면, 잔잔한 재미는 있었다. 엉뚱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엉뚱한 이야기들과 전개, 엉뚱한 결론들이 그 재미요소다. 공상과학영화에서 다룰 법한 소재들이 주를 이룬다. 주로 현재의 인간세계를 풍자하는 메시지가 많다. 이미 몇몇 영화에서는 비슷한 이야기들이 작은 소재로 사용된 적도 있었다고 본다. 짤막한 이야기들이므로, 출퇴근 시간이나 짬짬이 읽으면 좋을 듯하다.
https://search.shopping.naver.com/book/catalog/32436120683
[ 내 용 ] 18개의 단편을 모은 모음집이다.
- 내겐 너무 좋은 세상
- 투명 피부
- 냄새
- 황혼의 반란
- 그들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자
- 조종(操縱)
- 가능성의 나무
- 수의 신비
- 완전한 은둔자
- 취급 주의 : 부서지기 쉬움
- 달착지근한 전체주의
- 허깨비의 세계
- 사람을 찾습니다
- 암흑
- 그 주인의 그 사자
- 말 없는 친구
- 어린 신들의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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