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공부

수학과 독서의 관계 - 독서록 작성법

민석샘 2024. 1. 16.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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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05.

이 블로그에 독서의 카테고리가 있지만, 그와는 별개로 순수하게 수학과의 관계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 수학공부에서 독서의 중요성

난 비록 수학강사이지만, 평소 학생들에게 독서의 중요성을 자주 강조하는 편이다. 실제로 수학보다 국어가 훨씬 더 중요한 과목이라고 말하곤 하는데, 이럴 때마다 학생들에게 나오는 의아하다는 표정이 재미있다.

학창 시절만이 아니라 삶 전체를 볼 때, 나는 국어(언어능력)의 영향력이 수학의 영향력보다 훨씬 크다고 생각한다. 수학을 잘한다면 자신이 원하는 삶에 분명히 유리할 수는 있지만, 수학을 못한다고 해서 인생을 사는데 어마무시한 결격사유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수학 대신 다른 능력으로 얼마든지 자신이 원하는 삶을 꾸려 나갈 수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국어 즉 언어능력이 부족하다면 (여기서 국어는 단지 교과목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상당히 불편할 것이다. 말귀를 잘 못 알아먹어서 다른 이들과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고, 다른 이가 써 놓은 글을 읽을 때 독해에 어려움이 있다면 정말이지 말할 수 없이 불편하고 답답함을 겪게 될 것이 분명하다. 좀 극단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일 수 있지만, 앞선 포스팅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수학을 못 박는 도구인 망치에 비유한다면, 국어 능력은 의, 식, 주 와 같은 것으로 비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필수적인 요소라고 강조하는 바이다.

요즘 학생들 솔직히 생각하는 거나 말하는 것, 행동하는 것들 모두 예전 세대에 비해 엄청나게 똑똑하다고 할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스마트폰이 필수요소가 되면서 유투브 등 시청각 자료에 일상적으로 노출되어 성장하다 보니, 동영상을 보고 이해하는 것이나 따라 하기 등은 무척 발달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좋은 쪽으로 혹은 나쁜 쪽으로 두뇌회전이 무척 빠르고, 상황판단도 빠르게 잘한다고 볼 수 있다. 유튜브, 인스타, 각종 쇼츠들, SNS 들은 순간적인 판단에 따른 재미요소를 갖추고 있을 수밖에 없다 보니, 이런 매체들에 익숙한 요즘 아이들은 그에 맞는 성장을 한 것뿐이다.

하지만, 학습 측면으로 볼 때, 학습 성취도를 올리기 위한 방법들과는 정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 꼰대 아니냐 할 지도 모르지만, 공부라 하는 것은 그 시작이 “읽기”라고 할 수 있다. 교과서를 읽어야 하고, 문제를 읽어야 그에 따른 생각들을 하고, 그에 따른 올바른 결과들을 생각할 수가 있는 것이다. 이를 부정할 사람이 있을까? 일타 인터넷강사의 강의를 아무리 본다고 해도 본인이 교재를 읽지 않고 문제를 읽지 않고 학습 성취도를 올린다? 상상하기 어렵다. 난 늘 아이들에게 ‘수업은 가이드, 안내표지판일 뿐이다. 결국 수업은 내가 하지만, 공부는 너희들이 해야만 하는 거야. 수업받는 것을 공부했다고 착각하지 마라. TV 보고, 영화 본 것을 공부라 부르지 않는 것처럼.’이라고 이야기하곤 한다.

얘기가 잠시 샛길로 빠졌군... 흠... 다시

요즘 아이들 똑똑한 건 알겠는데, 위에서 언급한 대로 동영상에 너무나도 익숙하다 보니, 읽기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경우를 너무 자주 접한다. 아이들에게 직접 물어보면 대부분 책을 거의 안 읽는 것을 그 원인으로 볼 수 있다. 결국 독해능력이 길러져야 하는데, 독서와 안 친하다 보니, 그게 안 되는 것이다. 활자를 읽고 그게 무슨 의미일 지 생각하고, 상상하고, 때로는 무슨 말인 지 몰라 고민도 하고, 가끔은 단어에 막혀 사전도 찾아보고 이러한 과정들이 거의 없다. 참, 요즘 아이들 사전이 뭔 지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사전을 한 번도 본 적 없는 아이들도 많다.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아니다. 네이버가 다 알려주니까. (중2 2학기 과정의 경우의 수 문제 중에 ‘(알파벳 몇 글자를) 사전식으로 배열할 때 ~~’라는 문제가 항상 등장하는데, 사전식이 뭐냐고 물어보는 아이들이 항상 있다.)

국어를 잘 해야 수학을 잘할 수 있다. 국어를 잘해야 영어도, 과학도, 사회도 다른 과목도 잘할 수 있다고 믿는다. (미국이라면 영어를 잘해야 수학을 잘할 수 있다고 믿는다. 결국 같은 말. 즉, 어느 나라건 모국어 능력이 학습을 잘할 수 있는 토대가 된다고 믿는다,)

현장에선 다음과 같은 경우가 꽤나 자주 있다. 공부를 꽤나 하는 아이가 질문을 하는데, 문제를 살펴보면 풀이방법이나 필수적인 공식을 몰라서 하는 질문이 아니라 문제가 뭔 말인지 몰라서 질문을 하는 것이다. 문제를 읽어가며 이건 이 말이고, 저건 저런 뜻이니라고 풀어서 설명해주다 보면 아이가 알겠다고 풀 수 있다고 할 때가 많다. 이는 결국 수학의 문제가 아닌 국어의 문제인 것이다. 이런 아이들은 ~~ 방정식을 풀어라. ~~를 인수분해 하여라 등등 직접적인 수학문제는 막힘이 없다. 다만, 흔히 활용문제라고 하는 긴 문장제 문제에서 어려움을 겪는데, 이는 모두 국어와 관련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이는 학년이 올라갈수록 더 큰 어려움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수학문제도 영어처럼 해석이 필요한 경우가 많은데 해석을 못하니, 문제가 원하는 바를 못 찾는다면 공식 수백 개를 외운다 한 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공부는 읽기다. 그게 시작이다. 대학 공부는 훨씬 더 심하다. 대학을 다닌 사람이라면, 어떤 과목은 중간고사 범위가 몇 백 페이지나 되곤 하는데, 그걸 다 읽고 또 읽고 써머리 하고 외우고 그러고 시험을 봐야 하는 경험들 다들 있을 거라 생각한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결코 해본 적 없는 그런 경험들.

책을 좋아할 필요까지는 없다. 무언가를 좋아하라고 강요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다만, 필요에 의한 독서라도 반드시 해야 한다는 말이다.

요즘 아이들 책 읽기에 익숙하지 않은 거 이해할 수 있다. 우리 세대라고 해서 읽기가 반드시 좋아서 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환경이 좌우할 것이다. 필자는 50대 초반인데, 국민학교를 졸업했고, 초4인가 5때부터 과외가 불법으로 되어 금지된 시절에 살았고, 학력고사를 봤었다.

당시, 초등학교 다녀오면 숙제부터 후딱 해버리고, 흑백TV에 어린이 방송은 5시 반에 시작해서 6시인가 6시 반이면 모두 끝나고, 어린이로서는 재미없는 것들만 나왔다. 그것도 달랑 채널 3~4개에서. 그 이전이나 이후에 나가 놀더라도 어두워지면 들어와야 했고, 저녁을 먹고 나면 할 게 없다. 학교 숙제라도 다 하면 진짜로 할 게 없다. 그래서 자기 전까지 책을 본 것뿐이다. 동화책, 가끔 만화책. 그렇게 보다 보니, 재미 붙였고, 습관이 되고 익숙해진 것뿐이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 일상을 보면, 할 일이 너무 많다. 무엇보다 책 보다 재미있는 것들이 너무너무 많다. 책이 아이들 우선순위에 들어가기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서 부모님들이 개입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중1~2까지는 독서를 일과에 넣어서 우선순위를 높여줘야 한다. 중3부터는 말 안 들으니, 그전에 습관 만들지 않으면 어렵다.

  • 독서록 작성

여기에 하나 더. 책을 읽는 것에서 멈추지 말고, 독서록(독서기록)을 적도록 하기 바란다. 거창한 독후감이 아니고, 그냥 책제목, 지은이 읽은 느낌 한 줄 이정도면 충분하다. 재미있다, 별로다, 슬프다, 웃기다 이 정도만 해도 된다. 이게 기록하다 보면 한 줄이 두 줄 되고, 두 줄이 세 줄 되는 법이다. 처음부터 줄거리 감상문 이렇게 접근하면 질려서 못 하게 되니, 초등학교라면 1년이건 2년이건 한 줄만 적어도 될 것이다. 나중에 그 기록을 보면 얼마나 뿌듯할지... 독서는 긴 호흡으로 접근해야 한다. 한두 달에 되는 것이 아니다.

수능에서도 국어가 성적 올리기 가장 어렵다고들 한다. 예전에 동료 국어선생님이 이런 얘기를 한 것이 기억난다. “고등국어는 몇 달 공부 바짝 한다고 드라마틱하게 향상되지도 않지만, 몇 달 안 한다고 확 떨어지지도 않는데, 그게 당연한 게 두 살 때 말문 트인다고 한다면 고등학생이라면 15년 이상 우리말을 써온 아이들이 나름 읽고 생각하는 게 틀에 박혔을 거고 그것이 몇 달 공부하고 안 하고에 달라지지 않아요. 몇 년은 꾸준히 해야 조금씩 올라간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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