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포스트에 이어 수학의 노트필기 방법에 대한 두 번째 이야기이다.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노트필기의 예를 그림 파일로 보여줄 것이고, 이런 내용들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전 포스트를 이해해야 할 것임을 미리 밝혀둔다.
이번 이야기의 중심 내용은 바인더 노트에 필기하는 방법이다. 물론, 수업 시간에 선생님의 판서 내용을 그대로(조금 자유롭게) 옮겨 적은 연습장이 필요하다. 앞서 언급했듯이 일단 연습장에는 수업 시간의 내용을 가감 없이 모두 적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좀 내용이 많을 수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이를 바인더 노트 속지에 옮겨 적을 때는 많은 내용을 다 적지는 않게 될 것이다. 여기서 요약하는 능력이 연습된다고 강조했다.
우선, 바인더 노트의 속지를 좀 나누어 놓자. 수학 교과서 기준으로 대단원이 아닌, 중단원을 기준으로 바인더 노트 속지를 대략 6~7장 정도 쓰도록 배분하자. 물론, 이는 나중에 남아서 빼낼 수도 있고, 모자라서 몇 장 추가할 수도 있다.(이게 바인더 노트의 장점이다)
대부분의 경우, 새로운 중단원은 새로운 수업 시간에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아래의 그림을 보고 설명하도록 하겠다. 중단원의 시작이니, 아래 그림의 오른쪽 상단처럼 조그만 태그 테이프를 붙이면 좋다.
위 내용은 중1 2학기 도형의 성질 단원 중, "평면도형의 성질" 도입부이다. 선생님이 수업하신 내용 중에 핵심만 옮겨 적었다고 설정한다. 옮겨 적을 때는 적절하게 컬러펜을 쓰도록 하자. 연습장에 옮겨 적은 내용을 전부 적을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핵심만 적게 되면 1 time의 수업 내용이 그리 많지는 않을 것이다. 중간에 붉은 점선은 수업 시간이 끊긴 것을 표현한 것이다. 말하자면, 위쪽은 월요일 3교시에 수업하신 내용이고, 아래쪽은 수요일 5교시에 설명하신 내용이란 뜻이다. 각 부분에 따라 아마 과제도 있었을 것이다. 또 개인적으로 따로 푸는 문제집도 있을 것이라 설정한다. 위 그림처럼, 중단원을 기준으로 새 페이지에 필기를 시작하고, 수업 시간이 끊어지는 것에 상관없이 주욱 이어서 필기하도록 한다. 이 중단원은 원의 성질에서 마무리가 되는데, 이 부분도 계속 이어서 쓰는 걸로 한다. 한편, 위 두 시간의 수업 분량에 따른 과제나 개인 문제집에서 틀린 문제들이 있을 수 있는데, 이를 오답노트로서 정리하는 것이 매우 매우 중요하다. 아래 그림을 보자.
내용에 해당되는 문제라면, 자신이 틀린 문제 대부분을 적도록 한다. 단, 정말 사소한 계산 실수로 틀렸다면 굳이 안 적어도 되지만, 이 부분은 학년에 따라 단계별로 적용할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해, 중1~중2는 실수라도 적고, 중2~중3은 점차 실수로 틀린 문제는 제외시키는 방법이 적절하다고 할 수 있다. 오답 쓰기 싫어서라도 실수를 줄이는 노력을 하게 되니, 실수 줄이는 연습으로 적절하다. 같은 유형의 문제라면 한 두개만 적어도 무방하다.
가운데에 세로로 선을 긋고, 왼쪽에 문제를 쓰고 오른쪽에 그 문제의 풀이를 줄 맞춰서 쓰도록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문제를 반드시 써야한다는 점이다. 어떤 학생은 문제를 쓸 필요성에 의문을 갖는데, 이는 매우 잘못된 생각이다. 나중에 다시 설명하겠지만, 이 오답을 포함한 수학노트가 나중에 이것만으로도 공부할 수 있는 도구가 되는데, 이 때 문제가 쓰여져 있지 않으면 완전히 쓰레기가 될 수 있다. 이 노트만 보고 자신이 어떤 문제가 틀렸는지 알 수 있으려면 문제가 반드시 쓰여 있어야 한다. 객관식이라면 보기까지도 다 쓰도록 한다. 문제를 다소 요약해서 쓰는 것은 괜찮으나, 중요한 단서 등을 빼먹지 않도록 주의하자.
오답은 몇개라도 상관없다. 반성의 의미로 쓰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자신이 틀렸던 문제를 다시 쓰면서 풀어보는 것은 사실 가장 중요한 공부방법이다. 이 때, 학생 능력에 따라 오답 개수가 달라질 텐데, 이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수학을 잘하는 학생은 그 학생대로, 좀 어려운 문제집을 풀 것이고, 그에 따른 오답이 많든 적든 생길 테니 그 오답들을 적으면 된다. 수학에 어려움을 가진 학생들도 나름대로, 쉬운 문제집을 풀더라도 그에 맞게끔 틀린 문제들이 생길테니 그대로 적으면 된다. 단, 중단원 기준으로 오답이 너무 많다면, 오답으로 인해 다른 공부에 방해가 될 정도라면 조절할 필요는 있다. 예를 들어 위에 보여진 "평면도형의 성질" 단원에서만 오답이 50개가 넘는다든지 하면 주변의 도움을 받아(선생님이나 부모님이나 형이나 누나 등) 중복되는 것은 제외해서 빼도록 하자. 오답노트에 너무 스트레스를 받으면 본래 색깔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적절한 오답의 갯수라는 것이 존재할 리 없지만, 오답을 쓰기 위해 너무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거나 다른 공부에 방해가 된다면 이는 약이 아니라 독이 될 것이다. 중언부언이지만, 오답이 너무 많게 된다면 문제집 선택을 바꿔야 한다. 너무 적어도 마찬가지.
처음에 바인더 노트 속지를 6~7장 정도 배분하자고 했는데, 오답을 쓰다 보니 좀 남았다면 빼서 다른 단원에 할당하면 되고, 모자라면 빈 속지를 추가하면 될 것이다. 바인더 노트이다 보니 이런 자유로움이 있다. 또,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난 후에라도 오답을 추가할 수가 있다. 예를 들어, 3월에 공부한 내용이 있고 오답이 있고 계속 진도 나가며 수학노트가 채워질 텐데, 시험을 앞둔 4월 중하순에 다시 앞부분에 대한 공부를 하다가 오답이 생기면 다시 해당 단원의 오답 맨 뒤에 새로운 오답을 작성해서 바인더노트에 추가해서 끼워 넣으면 된다. 이렇게 나중에라도 얼마든지 내용이나 오답을 추가할 수 있다는 점이 바인더노트를 강조한 원인이다.
바인더 노트가 도구로서 중요하다면, 수학노트를 이렇게 쓰기 바란다는 이유를 설명하고자 한다. 수학을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요즘 학생들의 여러 문제점들 중 하나는 배울 때는 그나마 따라오다가도 학기가 지난다던지, 학년이 바뀐다던지 하면 이전 내용을 너무 심하게 잊는다는 것이다. 수학이란 과목은 철저한 계단식 학습을 요구하는 과목이라서, 이전 내용을 반드시 알아야만 풀 수 있는 문제들이 대부분이다. 게다가, 많은 학생들이 이전 학년 관련된 책을 너무 착실하게(?) 분리수거함에 넣는다. 책을 버린다. 다 풀었다고 버리고, 학년 바뀌었다고 버리고, 혹은 새 책 샀다고 버리기도 한다. 안 버리길 바라지만, 이를 고치기는 어렵다고 생각되니, 제발 수학노트만은 간직하길 바랄 뿐이다.
수학노트의 학습적 의미는 바로, 중요한 학습기록이라는 것이다. 자, 위에 제시한 방법대로, 수학노트를 착실하게 잘 썼다고 가정해보자.6개월, 혹은 1년이나 차곡차곡 잘 써서 바인더 노트가 제법 두툼해졌다고 생각해보자. 이 노트에는 적당한 분량의 내용정리도 있고, 자신이 틀렸던 문제들로만 단원별로 정리도 되어 있다. 이런 노트가 한 학기 분량, 혹은 1년 분량으로 하나의 바인더에 모여 있다면? 이보다 훌륭한 참고서/문제집은 없을 것이다. 자신에게 꼭 맞는 맞춤형 참고서/문제집이 되는 것이다. 단기간에 복습을 할 때 이보다 좋은 도구는 없다. 시중에 파는 어떤 문제집도 자신이 틀릴만한 문제들로만 구성될 수 없을 텐데, 이 수학노트가 딱 그 역할을 할 수 있다. 특히, 복습할 때 오답노트의 중심 세로선을 오른쪽이(풀이쪽) 안 보이도록 접고 나서 다시 풀어본다면, 바로바로 해답의 확인도 되어 매우 유용하게 된다. 결국 이 노트는 실로 어마어마한 자산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물론, 쉽지는 않다. 내가 가르쳤던 많은 학생들이 시도는 하되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분명히 지속적으로 쓰는 학생들이 있었고, 그 학생들은 분명한 수학적 성취를 이루었다. 중학생들이 시작하기를 강력히 권한다. 솔직히 고등학생들에게는 권하기 어렵다. 할 내용도 많고, 안 하던 것을 만들어 가기가 너무 어렵다. 하지만, 중학교에서 몇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서 습관을 만들기만 한다면, 고등학교 가서도 얼마든지 자신의 요령대로 작성할 수 있게 된다. 후일, 수학노트가 자신의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을 확신한다.
끝으로, 바인더 노트의 속지를 살 때, 단순한 줄이 있는 속지를 사기보다는 모눈종이처럼 인쇄된 속지를 사도록 권한다. 이 속지가 여러 가지로 편리한 구석이 많다. 특히 도형 그릴 때 좋다. 아래 그림 같은 속지가 있으니 그걸 구입해서 쓰기를 바란다. 필자가 한글 프로그램에서 직접 만든 속지를 첨부파일에 첨부할 테니, 필요한 분들은 다운받아 프린트해서 자유롭게 쓰길 바란다.
다음 주제는,
“예습이냐 복습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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