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25) 돈키호테 - 미구엘 드 세르반테스

민석샘 2024. 1. 6.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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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어릴 적 동화책에서 읽은 게 전부였다. 어떤 미치광이가 자기가 기사인 줄 알고 늙은 말을 타고 또 멍청한 하인을 데리고 풍차를 괴물로 여기고 싸운다던지 하는 코미디 이야기. 그게 내 머리 속에 있는 돈키호테의 전부였다. 뭐, 많이 틀리진 않았지만, 실제 읽어보니, 훨씬 더 많은 이야기가 들어 있었다. 재미도 있었고.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어릴 때 읽었던 동화들을 제대로 된 책으로 다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


2001년 여름, 대학원 3학기를 마치고, 논문이 생각대로 안 풀려서 여름방학을 이용해 약 40일간 전남대 화학교육과에 근무하시는 교수님의 도움을 받고자 내려간 적이 있었다.(당시 나의 지도교수님의 후배. 내 지도교수님은 당시 부총장으로 너무 바빠서, 미안해 하시며 직접 추천해주고 소개해 주심.) 전남대 기숙사에 머물며 교수님 연구실로 매일 출퇴근하던 시절이었다. 혹시 시간 나면 읽으려고 내려가기 전에 학교 도서관에서 책을 찾다가 “서유기 완역본”을 골랐다. 다섯 권이었는데, 한참 고민했었다.(당시 읽은 책이 5권인건 맞는데, 누구의 번역이고, 어디 출판사인 것은 기억이 나질 않아 아쉽다.) ‘이걸 읽을 필요가 있나? 다 아는 얘기 아냐?’ 하지만, 막상 읽어보니, 내가 아는 손오공의 얘기는 10분의 1도 안 되는 것이었기에 다소 충격을 먹은 적이 있었다. 정말 재미있게 읽었었던 기억이다.


이번에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돈키호테의 여정에는 많은 사건과 풍자가 담겨 있었고, 당시 사람들의 생각도 다소 알 수 있었다. 돈키호테가 왜 미치광이가 되었는지, 말년엔 어찌 되었는 지를 새로이 알게 되었다. 그리고 하인 산초는 절대 멍청하지 않았다는 점도 놀라웠다.

돈키호테의 여정 중에 만난 몇몇 귀족의 다소 심하다싶은 정도의 장난은 돈키호테에 대한 연민을 느끼게도 하였다. 또, 돈키호테 주변 지인들이 그를 집으로 데려오기 위한 노력은 굉장히 정성스러운 일이었다. 그건 돈키호테가 젊은 시절 헛되이 살지 않았다는 증거이리라.

이 작품이 세계적인 명작이라는 데는 추호의 의심도 없다. 다만 필자는 지금까지 그 이유에 대해 모르고 있었을 뿐이다. 이젠 알 것 같다. 필자가 느끼기에 이 작품에는 모든 인간들의 감정이 녹아있었다. 희로애락(喜怒哀樂)부터 각종 풍자와 해학까지 정말 총천연색이라고 할까. 굳이 장르를 나누자면 코미디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게 다는 아니었다.

아까 언급했듯이, 어릴 때 읽었던 동화들을 기회 되는 대로 다시 읽어볼 생각이다. 전부는 아닐 지라도 되는 대로. 재미있을 거란 기대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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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용 요 약 ]

17세기경 스페인의 라만차라는 마을에 사는 별 볼일 없는 귀족인 남자가 늘그막에 기사소설에 빠져서 살다가 결국 정신이 이상해지게 되고, 자신을 기사라 오해하게 된다. 그는 늙고 마른 자신의 말(로시난테)과 하인 산초를 데리고 모험의 여행을 떠난다. 허름한 여관을 성으로 인식한 그는 자신을 놀리는 여관 주인에게(그것도 눈치 못 채고) 기사를 임명받고, 더욱 의기양양하여 여행을 떠나게 된다. 멀쩡히 서있는 풍차를 거대한 괴물이라 여기고 덤비다가 다치고, 여관에 묵은 손님들에게 시비를 걸어 얻어맞기도 하고, 호송되는 죄수들을 무고한 이들이라 여겨 풀어주어 경찰들에게 얻어맞고 쫓기고, 수배까지 되기도 한다. 양떼를 마법사의 군대라 여겨 휘젓고 다니며 전투(?)를 하다가 부상을 입기도 하고, 어떤 공작부인이 자신을 조롱하며 가지고 노는 줄도 모르고, 충성을 다하며 맞장구치기도 한다. 얼굴도 모르는 둘시네아 아가씨를 자신의 공주라 여겨 온갖 충성과 사랑을 보내지만, 끝내 얼굴 한 번 못 본다.

한편 산초는 자신의 주인이 이상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나중에 섬을 하나 주고 통치권을 준다는 말에 혹해서 우직하게 따른다. 그러던 중, 어느 공작부인의 장난에 휘말리다가 실제로 작은 섬마을을 하나 얻게 되고, 그곳의 총독으로 부임하는데 그곳에서 놀라울 정도의 기지를 발휘하며 몇몇 사건들을 해결하게 된다. 그런 지혜가 어디서 나왔는지 놀라울 따름이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의 장난에 곧 자신의 한계를 느끼게 되고, 총독의 자리에서 물러나 다시 돈키호테의 하인으로 모험을 계속 따라다니게 된다. 후에 돈키호테가 죽으며 얼마 되지는 않지만 모든 재산을 산초에게 물려주게 된다.

 

2013년 작성. https://blog.naver.com/dreamfl/301726176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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