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책이 좀 어려웠는지, 이번엔 다소 흥미 있는 책을 골랐다. 추리소설.
하지만, 읽고 나서 드는 생각은, '이 책이 과연 추리소설이라 할 수 있나?' 였다. 여튼, 기존에 읽었던 추리소설과는 꽤나 다른 추리물이라 할 수 있겠다.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라면 누구나 한 번 쯤은 들어봤을 만한 인물이고, 프랑스의 괴도 뤼팽 역시 그와 비견될 만큼 유명한 인물임에 틀림없다. 이 작품은 그 둘의 대결을 그린 소설이다. 끝 부분이 다소 허무(?)하게 마무리되어 싱거웠지만, 보는 내내 긴장감 있게 읽었다. 역시 추리소설은 저자와 함께 독자가 나름의 상상력으로 함께 수사하는 재미에 있다고 본다. 독자의 수사가 저자의 수사와 어느 정도 맞아 들어가면 그 소설은 재미가 별로 없다고 생각한다. 뭐니뭐니해도, 독자의 수사가 저자의 수사를 못 따라갈 때, 그 추리 소설의 재미는 배가 된다.
하지만, 이 책은 그 정도가 약간 모호했다고 생각된다. 읽는 동안의 내 생각이 저자의 추리와 어느 정도 들어맞기도 했고, 어느 정도 틀어지기도 했는데, 틀어진 때의 상황이 그리 클리어하지가 않았다고 생각한다. 뤼팽이 너무 초인간적인 행동양식을 보이기 때문이다. 홈즈도 대단하지만, 이 소설에서 뤼팽은 가히 천재를 뛰어넘어 모든 상황을 통제하는 모습을 보인다. 뭐, 소설이니까 그렇다고도 생각할 수 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지 이건 좀 심하다. 차라리 환타지쪽에 나올 법한 인물인 것이다. 이 전에 읽었던 카르트 블랑슈에서 007은 매우 뛰어난 비밀요원이지만, 어느 정도 인간적인 모습을 보였기에 친근했다면, 이번에 등장한 뤼팽은 꽤나 과장된 인물이란 생각에 약간의 위화감까지 들었다. 오히려 셜록 홈즈가 뛰어난 감각을 보여주기는 하지만, 약간의 인간적인 모습도 모여주어 친근했다. 결국 이러한 전개의 원인으로 작가가 아르센 뤼팽을 탄생시킨 프랑스인이라는 사실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자신이 탄생시킨 캐릭터가 물 건너온 영국의 캐릭터보다 거의 모든 면에서 뛰어나야 했을 테니까.
아무튼, 보는 내내 꽤나 흥미롭게 읽었으니, 나로선 만족할 만 한 선택이었다고 믿는다.
https://search.shopping.naver.com/book/catalog/32441625881
시작은 고물상에서 구입한 중고 책상의 도난 사건이다. 딸 생일선물로 구입한 이 중고 책상이 뤼팽에 의해 도난당하면서, 그 책상 서랍에 넣어 놓았던 복권이 100만 프랑에 당첨이 되고, 당첨금 확보를 둘러싼 공방전이 딸의 납치(?)와 연결되고, 결국 뤼팽이 승리하는데, 아직은 홈즈가 등장하진 않는다. 하지만, 이 사건은 후에 홈즈가 등장하는 사건에 단서를 제공하는 발단이 되는데...
어느 명문가에서의 푸른 다이아몬드 도난 사건과 이에 연관된 살인사건이 벌어지게 되고, 이를 수사하던 프랑스 경찰은 단서 하나 찾지 못한 채 뤼팽의 소행으로만 추정할 뿐이다. 결국 경찰은 멀리 영국으로부터 홈즈를 초빙하게 된다.
홈즈는 프랑스에 도착하자마자 아주 우연한 기회(?)에 뤼팽과 조우하고, 팽배한 긴장감 속에 대화를 나누게 된다. 이 대화에서 10일 후 뤼팽을 체포한다는 약속을 한 채 둘은 헤어지게 된다. 홈즈는 이미 명성이 자자한 명석한 두뇌와 관찰력 등으로 뤼팽의 발자취를 찾아내고, 범위를 좁히지만, 뤼팽은 왠지 모를 자신감을 내비치며 여유를 보이는데...
뭐, 내용을 여기에 다 쓸 수 없으니 이정도로 줄이고... 뤼팽의 신출귀몰은 홈즈의 능력을 벗어나 있음을 여지없이 보여준다. 물론, 홈즈도 뤼팽의 예상을 벗어난 행동을 하며 뤼팽을 놀래키긴 하는데, 그 한번이 다다. 그 외에는 뤼팽이 늘 홈즈를 앞서간다. 이 부분이 조금 아쉬운 것이다.
그래도, 이런 추리물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추천할 만 하다고 여겨진다. 큰 기대는 하지 마시길 권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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