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1.11.
두말할 필요 없이 유명한 책이지만, 그래도 간단히 소개를 하자면 서울대 김난도 교수와 그의 팀이 매년 한국 사회의 소비트렌드를 조사 연구하여 내놓는 소비 트렌드 분석 보고서라 할 수 있다. 벌써 17년 째라 하니 경제 및 경영 분야에 나름 탄탄한 입지가 자리 잡았다고 할 수 있다.
너무 유명한 책이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읽은 것은 처음이다. 몇차례 읽을 기회가 있었지만, 애써 외면했다. 워낙 소비에 있어서 트렌드에 둔감하고, 관심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상 돌아가는 모습을 파악하는 데 있어서 뉴스도 좋지만, 소비트렌드 만한 게 없다고 생각이 되어 제대로 읽어보게 되었다. 다 읽어보니, 시시각각 변화하고 있는 한국 사회의 소비트렌드의 변화를 미세하게 포착하여 그 방향성과 전망 등을 설득력 있게 제시하고 있다. 여기저기서 들었던 내용도 있지만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가 되어 있어서 편하게 볼 수 있었다.
50대인 나와는 조금 동떨어진 이야기도 있었지만, 한국 사회 전반의 흐름을 파악하기에는 매우 적절했다. 이 책으로 모든 것을 알 수는 없겠지만, 어디서든 이런 주제의 이야기에 참여할 정도는 되리라 여겨지기도 했다. 뭔가 특별한 대안이나 해법을 제시한다기 보다 뭔가 가이드북 같은 느낌이었는데, 이 정도의 정보라도 충분히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새롭게 회자되는 단어들을 알게 되어 좋은 계기가 되었다. 어디 가서 아는 척 좀 해도 될 듯. 이는 2024 10대 소비트렌드 키워드라고 정리되어 소개된다. 이 10가지가 이 책의 주된 내용이다. 이 중에는 깊이 공감이 되는 것도, 조금 덜 공감이 되는 것도 있는데, 이는 개인차일 것이다.
깊은 고민 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물론, 이를 통해 뭔가 기회를 얻는 이들도 있겠지만, 내 생각에 아마도 진짜 선수들은 이 말을 퍼트린 사람일 것이리라. 즉, 이 책의 내용들은 2024를 전망하는 예언서라기 보다는 최근 몇 년 간의 흐름을 정리해 놓은 책이라 생각되고, 이를 통해 2024를 예측하고 그 이후를 바라보라는 뜻으로 해석이 된다.
시대의 흐름을 파악하고, 따라가고, 앞서가려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이러한 흐름을 잘 모르고 있다면 충분히 값어치를 할 만한 책이라 생각된다.
https://search.shopping.naver.com/book/catalog/42571495636
[ 내 용 요 약 ]
책 서두에 10대 키워드를 소개한 글이 있는데, 이를 옮긴다.
2024년 10대 소비트렌드 키워드
● Don’t Waste a Single Second : Time-Efficient Society 분초사회
1분 1초가 아까운 세상이다. 시간이 돈만큼 혹은 돈보다 중요한 자원으로 변모하면서 ‘시간의 가성비’가 중요해졌다. 단지 바빠서가 아니다. 소유 경제에서 경험 경제로 이행하면서 요즘 사람들은 볼 것, 할 것, 즐길 것이 너무 많아졌다. 초 단위로 움직이는 현대 플랫폼 경제에서 시간의 밀도가 높아지며, 우리는 가속의 시대로 빠르게 나아가고 있다.
● Rise of ‘Homo Promptus’ 호모 프롬프트
프롬프트는 AI에게 원하는 답을 얻어내기 위해 인간이 던지는 질문을 뜻한다. “AI는 프롬프 트만큼 똑똑하다.” 인간이 어떤 질문을 하느냐에 따라 AI가 내놓는 결과물이 달라지기 때문 이다. 이 키워드가 ‘호모’, 즉 인간으로 시작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AI 기술이 아무리 뛰어나도, 결국 ‘화룡점정’의 역량은 사색과 해석력을 겸비한 인간만의 것이다.
● Aspiring to Be a Hexagonal Human 육각형인간
완벽을 꿈꾸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외모, 학력, 자산, 직업, 집안, 성격 등등 모든 것에서 하나도 빠짐이 없는 사람을 뜻하는 ‘육각형인간’은 오늘날 우리 사회가 지향하는 강박적인 완벽함의 반향으로 작용한다. 어차피 닿을 수 없는 목표라면, 포기를 즐기는 놀이이자 타인을 줄 세우기 위한 잣대로 활용하는 것이다. 육각형인간 트렌드는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흔들리는 사회를 살아야 하는 젊은이들의 활력이자 절망이면서 하나의 놀이다.
● Getting the Price Right : Variable Pricing 버라이어티 가격 전략
오늘날 ‘일물일가’의 법칙은 사라졌다. 소비자의 지불 의향을 정확히 파악하는 빅데이터의 활용과 실시간으로 모든 변수를 측정해내는 AI의 발달은 시간, 장소, 유통 채널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 ‘일물N가’의 세상을 열었다. 소비자도 이에 발 빠르게 대응한다. 이제 ‘최저가’가 아니라 ‘최적가’가 중요해지고 있다.
● On Dopamine Farming 도파밍
도파민 도는 일 뭐 없나? 재미는 늘 인간의 화두였지만 요즘만큼 재미를 좇는 일이 일상이 된 적은 없었다. 게이머가 ‘파밍’하며 아이템을 모으듯, 사람들은 재미를 모은다. 엉뚱하고 기 발하고 지극히 무의미한 일들이 주목을 끌고 ‘역대급 도파민’이 매번 기록을 경신한다. 자극적인 숏폼 콘텐츠가 범람하는 오늘날 도파밍은 피할 수 없는 추세다.
● Not Like Old Daddies, Millennial Hubbies 요즘남편 없던아빠
결혼이 인생의 가장 큰 선택이 된 오늘날, 결혼 후 남자에게 기대되는 역할이 전에 없이 달라 졌다. 가사 노동과 육아, 가족 관계의 균형점이 이동하고 있다. 권위적 가장에서 평등한 동반자로 역할이 바뀌어가는 요즘남편, 자녀와 함께 시간을 보내기 위해 ‘6시 신데렐라’를 자처하는 없던 아빠들이 가정과 기업, 나아가 소비의 풍경을 바꾸고 있다.
● Expanding Your Horizons : Spin-off Projects 스핀오프 프로젝트
영화나 드라마에서 자주 쓰이던 스핀오프가 이제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비교적 저 예산과 유동적인 전략으로 새로운 비즈니스를 시도해보는 스핀오프는 기업 입장에서 실패에 대한 부담이 적고, 또 성공할 경우 예상 밖의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개인들도 커리 개발을 위해 사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변화의 시대, 스핀오프는 새로운 성장동력이다.
● You Choose, I’ll Follow : Ditto Consumption 디토소비
“나도”라는 의미의 ‘Ditto’가 소비 현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나의 가치관과 취향을 오롯이 반영하는 사람, 콘텐츠, 유통 채널의 선택을 따라 하는 디토소비는 구매 의사결정에 따르는 복잡한 과정과 시간을 건너뛰어 최적의 선택을 할 수 있는 방법이다. 수많은 선택지 속에서 FOBO, 즉 실패의 두려움을 줄이기 위한 손쉬운 방편, 디토소비가 뜬다.
● ElastiCity. Liquidpolitan 리퀴드폴리탄
인구는 감소하고 광역 교통은 발달하는 현대사회에서 유목적 라이프스타일을 구가하는 소 비자가 늘어나며, 지역은 이제 하나의 고정된 공간이 아니라 이동하고 흐르는 유연한 모습을 보인다. 정주인구보다 관계인구에 방점을 찍는 유연도시 리퀴드폴리탄이 주목받는다. 불균형 발전과 지역 소멸을 우려하는 이 시대에 리퀴드폴리탄은 새로운 해법을 제시할 것이다.
● Supporting One Another : ‘Care-based Economy’ 돌봄경제
인간은 누구나 돌봄을 필요로 하는 존재다. 초개인화하는 나노사회, 1분 1초가 아쉬운 분초 사회에서, 돌봄의 시스템화가 중요해졌다. 돌봄은 이제 단지 연민이 아닌 경제의 문제다. 나 이와 건강 상태에 따른 사회적 약자들만이 그 대상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서비스로 진화하고 있다. 엄마도 엄마가 필요한 세상이다. 돌봄경제는 바로 나의 문제인 동시에, 우리 조직과 사회의 경쟁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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